요새 경제의 불확실성 때문에 시나리오 플래닝이나 시나리오 경영에 관심이 높다. 위기경영의 일환으로 시나리오 플래닝을 도입하겠다는 기업도 많아졌다. 헌데 시나리오 플래닝을 긴축경영이나 컨틴전시 플래닝으로 잘못 이해하는 경우 역시 많다.
시나리오 플래닝의 개념을 올바르게 전달하기 위해 간략한 예시로 설명 드리고자 한다.
뛰어난 수학자였던 파스칼은 내가 아는 한, 그는 올바른 의사결정을 위해 시나리오 플래닝을 시도한 사람으로서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 최초의 유명인이다. 그는 자신의 고민, 즉 신(하느님)을 믿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에 시나리오 플래닝을 적용했다.
그가 어떤 전략(신을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을 택해야 하는지의 정답은 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가 고민에 빠진 이유는 '신이 존재할지, 아니면 존재하지 않을지'가 불확실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신의 존재 여부가 그가 믿음을 선택하느냐 마느냐에 딸린 불확실성이었다.
그는 이런 불확실성에 따라 2개의 시나리오를 세웠다. 첫번째는 '신이 존재'하는 시나리오고, 두번째는 '신이 존재하지 않는' 시나리오였다.
그렇다면 각 시나리오와 그의 전략(신을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이 얼마나 적합한지 평가 내려야 한다. 다시 말해, 어떤 시나리오에 어떤 전략이 최적인지 알아내야 한다. 그는 다음과 같은 표로 시나리오와 전략 간의 적합도를 평가하고자 했다.
| 시나리오 1 "신이 존재한다" |
시나리오 2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 | |
| 신을 믿는다 | ||
| 신을 믿지 않는다 |
이제 파스칼을 이 표를 놓고서 평가를 내리기 시작한다. "신이 존재하는 시나리오에서 신을 믿는다면 나에게 주어지는 가치는 얼마일까?" 그 가치는 천국에서 느끼는 기쁨과 행복이므로 무한대(∞)라 생각했다. 반면 그 시나리오에서 신을 믿지 않는다면, 신을 부정한 죄로 지옥에서 모진 형벌을 받아야 하므로 마이너스 무한대(-∞
신이 존재하지 않는 시나리오 하에서는 어떨까? 만일 신을 믿는다면 파스칼은 어떤 가치를 얻을까? 존재하지도 않는 신을 믿느라 교회나 성당을 다녀야 하는 '생고생'을 했으므로 그 가치는 마이너스일까? 아니면 신이 존재하지 않더라고 교회나 성당을 다니면서 마음의 안식과 평온을 얻었으니 플러스일까?
그는 후자에 더 무게를 실은 판단을 내렸다. 그 가치의 크기를 100 정도로 가정하자(어느 정도로 해도 상관없다). 반면 그 시나리오 하에서 신을 믿지 않으면, 그가 얻거나 잃을 가치는 없으므로 가치의 크기는 0 이다.
이렇게 평가가 끝나면 표는 다음과 같이 완성된다.
| 시나리오 1 "신이 존재한다" |
시나리오 2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 | |
| 신을 믿는다 | ∞ | 100 |
| 신을 믿지 않는다 | -∞ | 0 |
이제 이 표의 결과를 보면서 파스칼은 그의 전략(신을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을 선택해야 한다. 무슨 전략이 '나'의 가치를 최대로 보장할까? 따질것없이 바로 '신을 믿는' 전략이 최적이자 최고의 전략이다.
그는 이런 판단 하에 '신이 존재하든 그렇지 않든 나는 신을 믿겠다'라고 선언한다. 경제학적으로 신앙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이 유명한 판단을 '파스칼의 추론'이라고 부른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이런 절차와 방법으로 진행한다. 물론 중간에 여러 가지 단계가 더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파스칼의 추론과 뼈대가 같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최적의 전략을 택하는 데 도움을 얻는다는 측면으로 시나리오 플래닝을 유용하게 활용되기를 희망해 본다.
* 추신 : 이 글은 시나리오 플래닝의 이해를 목적으로 쓰였습니다. 무신론이나 기독교(신,구교 모두)와는 관련이 없음을 양지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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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 2009/05/23 01: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흥미로운 글 잘 읽었습니다. 딴지는 아니고요, 현실에 적용할 때 생길 수 있는 예기치 않은 치명적 결과가 하나 있어서요. 실재로 존재한는 신과 믿는 신이 다를 때는 오히려 믿지 않는 것만 못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독교인들이 믿는 신은 야훼인데, 실재 존재하는 신은 알라인 경우, 그 반대인 경우. 혹은 실재로 존재하는 신은 야훼도 아니고 알라도 아닌 경우 등이 있을 수 있거든요. 실재 존재하는 신과 믿는 신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는 어떤 신도 믿지 않는 경우보다 더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피터 2009/09/16 01: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나리오플래닝란 용어를 사용하기는 오래되었고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진것도 사실입니다.
앞서 댓글을 다신분의 언급처럼, 시나리오플래닝의 프레임 워크보다는 입력으로 사용되는
Scenario Space를 어떻게 선택하느냐가 중요하죠. 사실 이 부분에서의 연구는 제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Scenario Space 탐색 알고리즘이 Scenario Planning일터인데 엉뚱한 Scenario Space를 선정하여 입력하면 황당한 결과를 맞게되는거죠. 사실 Scenario Planning이 아직까지 확고한 토태가 없이 표류하면서 오늘날까지 온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름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은 무당의 신기가 필요한 영역일런지.. ㅎㅎㅎ
임형준 2011/12/18 17: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와 같은 사고에 오류를 한 가지만 집겠습니다.
이와 같은 사고는 이 세상에 종교가 기독교밖에 없다는 가정 하에서나 가능한 일이죠. 만일 성경이 아니라 코란이 진짜거나, 힌두교가 진짜거나, 혹은 불교가 진짜일 가능성이 있지 않습니까? 그러므로 위와 같은 사고에는 아프리카의 토속신앙을 포함해 수많은 가정을 두어야 하며, 또한 각각의 종교에 대해 변수를 같게 하지 않고 차이를 둘 기준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위 논법은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